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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야기/응급실 일기

경련환자

소아가 20분 이상 경련한다는 연락이 왔다. 받아주는데가 없으니 부탁한다며.
갑자기 경련하던 아기가 병원을 제때 못찾아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던 일이 생각났다.
119 이야기만 들으면 status epilepticus 다
대부분은 열성경련이지만 뇌에 원인이 있는 경우도 종종있다

이 경우 이전 경우처럼 CK 수치가 올라 신부전에 빠지는 경우도 있고 의식이 돌아오지 않거나 기관삽관을 해야할 수도 있다
소아 기관삽관은 한번에 넣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가 많아 마취과 전문의나 소아 전문의같이 숙련자가 아니면 위험하다

너무 위험해보여 대학병원 먼저 알아보라 했는데 대학병원에서는  1차처지 하고 오라했단다

대학병원까지 달리면 20분안에 들어갈수 있는거리인데 1차처지 하고 오랬다는 이유로 119가 주변에 전화돌리며 가지도 못하고 계속 시간만 날린 것이다.
그래서 재이송할것 확인하고 얼른 오라했다.

간호사들은 부랴부랴 디아제팜 재놓고 라인 준비하고 해열제도 재놓고 도착하자마자 라인잡고 산소 투여하고 라인 1분내 못 잡을거 같으면 바로 근육주사로 디아제팜 투여하라 했다.
초조하게 아이를 기다리는데 5분이 지나도 안온다.
이러면 속이 타는게 아예 대학병원으로 달려갈거면 모를까 처치를 하려면 빨리 해야지 잘못하다간 위급해진다.
안절부절하며 아이를 기다리자 구급차가 도착하고 간호사들과 달려가보니 애기가 경련을 멈추고 명료하게 깨어있었다.

순간 당황했는데 일단 다행이라 생각하고 라인잡고 해열제 주고 디아제팜 주사제는 가다가 경련하면 주라고 대원에게 손에 쥐어 보냈다
아마도 잠깐 열경련 하다 멈추고 지나서 또 경련한 걸 계속한다고 말한 모양이다

요즘은 부산에서 경련 환자 수용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20대부터 40대까지 주로 문의가 오는데 대부분 의식이 없고 경련하는걸 발견 한 경우다
횡설수설하다 갑자기 경련한다는 경우도 있다

직접 환자들을 평가한게 아니지만 추측하기로 술 아니면 마약이 아닐까 싶다
알코올중독에 의한 뇌병변은 단기간 단주시 높은 확률로 2일이내 경련발작을 일으킨다
뇌 활성을 억제하는 류의 마약, 케타민 같은건 호흡억제를 일으켜 저산소증에 빠지게 만들어 발작을 일으킬수 있고
뇌를 흥분시키는 암페타민 같은 종류는 직접 경련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들어 젊은 경련환자가 증가하는걸 보며 점점 의료도 사회도 망가져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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