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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야기/응급실 일기

응급실 진료 중 병동 뇌경색 환자 발생

병동에 중풍환자가 생겼다.
응급실에서 진료 중 원내 메신저가 왔다.
응급실 환자는 17명 그리고 접수도 못 띄운 대기환자들
무리해서 수용할 경우 12명까지 입실시키는데 17명이니 처리 가능인원을 넘긴 상태다.
바빠서 메신저 못봤다.
협심증에 가슴아프다고 누워있고 머리 부딪쳐 피 흘리고 있고 기억도 다 못할 환자들 틈에서 메신저 확인할 여력이 없었다.
그러자 전화가 왔다.
증상 보니 중풍이라 바로 지체없이 MR 찍으라 했다.
영상기사님은 MR환자들어오라는데 환자가 병동에서 안내려왔다.
장비제거하고 침대 빼고 준비하느라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중풍 확인하고 뇌혈관 시티찍고 주치의 연락하고 신경과 연락하니 증상발생 3시간째였다.

중풍은 골든타임이 3시간이다.
증세 발생 두시간 뒤 메신저 왔고 보자마자 지시처방내리고 촬영 끝나고 연락하기까지 한시간이 걸렸다.
나중에 기록보니 메신저 확인 안되서 전화로 연락온 것이 약 10-15분 뒤. 내려오는데 약 10분정도 걸렸다.
고생하는 병동 간호사선생들에게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응급실 간호사였으면 증세 확인즉시 전화하고 동시에 침대 내릴준비 했다. 중환자실 선생들이었으면 증세 확인에 두시간까지 안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초과환자들을 돌봐야하는 병동 간호사의 현실적 이유로 그렇게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3시간째에 연락받은 신경과는 tPa를 쓸지 결정해야한다.
아무리 길게 잡아도 그나마 안전하게 쓰려면 30분정도 시간밖에 없고 어느정도 리스크를 감당한다해도 한시간 안밖의 여유밖에 없다.
그러나 다들 인근 대도시에 거주하는 의사들은 병원 오는데만 40분이 넘는다.
차가 하나도 안막힐경우 미친듯이 밟았을때 기준이다.
환자 직접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위험성 설명하고 동의받고 약투여하고 시간이 안된다.
게다가 수술 2일째다. 심장문제로 항혈소판제 들어간지 하루째.
그런데 내 생각에 NIHSS 점수(중풍환자들 위중한정도) 계산하면 약을 쓸지 애매한 점수가 나오는 상황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지만 일단 그 부분은 해당 전문의와 주치의 판단에 맡기는게 맞기 때문에 신경끄고 응급실에 밀려있는 환자를 보았다.
한시간정도 응급실 환자는 보지도 못하고 그나마 계속 처치를 해야하는 환자들만 겨우겨우 돌보는 상태였기때문에 환자들은 화내고 항의하고 난리가 난 상태였다.
접수취소하고 돌아간 사람도 몇인지 알 수 없을 정도.

환자들 달래가며 겨우겨우 진료하는데 병동에서 대학병원으로 전원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난 이때 한숨이났다.
이해는 한다.
주치의 병원에 없고 병원까지 와서 전원의뢰 해본적 없는 상태로 큰 병원 응급실마다 연락 돌리고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전원도 엄청나게 늦어지고.
신경과는 전원의뢰하기로 했으니 끝난 상태다.
어쩔수 없이 응급실에 밀려있는 환자들 모두 중단시키고 접수 끊고 전원의뢰를 하기 시작했다.
급하거나 당장 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구두 지시만 내리고 전화를 돌렸다.
응급의료상황실에 부탁하고 싶었지만 응급실 재원환자가 아니고 병동환자이기때문에 불가능하고 직접 의뢰해야만 했다.
의뢰하고 대답기다리고 불가하다 응답듣고 다시 의뢰하고 주치의에게 수술후 상태 tPA 사용가능여부까지 대답받아 알려주고 그 난리를 친 끝에 증세 발생 5시간만에 전원을 갔다.

그리고 내 앞에는 잔뜩 밀리고 대기중인 응급실 환자들이 남았다.
이런 현실이기에 2차병원은 위중한 환자 수용을 기꺼이 받기 힘들다.
병동에 일이 생기면 응급실은 바로 정지되고 병동 당직의가 따로 없으니 대처도 늦어진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의료대란인 지금은 더 환장할 상황이 되었다
119로 대학병원에 가야될 정도의 환자가 갈데가 없으니 받아달라는 전화가 셀수 없이 온다.
병동은 이미 만실 중환자실은 예전에 풀베드.
이 미친상황이 언제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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