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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야기/응급실 일기

파업이 싫다

대동맥 박리 환자가 다행히도 전원을 갔다
혈압이 80까지 떨어졌는데 통증도 있고 심전도도 이상하고 d dimer가 3천이 넘어 폐색전이 아닌가 하며 크녹산을 줘야하나 하고있었다
시티를 찍어보니 대동맥 박리다
확인없이 주진 않았겠지만 줬다면 큰일날 뻔했다

늦지않게 전원 갔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근거는 없지만.

이전에 심근경색이던 그분은 그렇지 못했더랬다

난 이 조마조마함이 싫다
구원을 바라듯 기도하는 마음으로 받아주는 병원이 제발 나타나길 바라는게 싫다
그리고 실망해서 절망하는게 싫다
이송 간 환자가 결국 살아나지 못했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다

난 파업이 싫다
정말 싫다
날 배신자라 욕하고 돌을 던져도 난 파업이 싫다
그래 파업이 아니라 사직이지

정부가 원망스럽고
환자가 더 죽어야 의사들 말을 들을거라 하는 의사들에게 너희들이 어떻게 그럴수 있냐 하고싶다
나보고 위선자라 하겠지
착한척은 지 혼자 하고 다른 의사들이 욕먹어가며 싸워 얻은 결과는 같이 누린다고
이해를 바라지도 않는다

난 2학년때 파업을 반대하다가 선배들에게 찍혀 왕따 비슷한게 되었었다
그리고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난 파업이 싫다
이정도면 돌팔이 주제에 일관성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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