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숨이 차서 왔다 흉통은 없다
산소를 15리터를 틀어서 겨우 92%다
가슴사진을 보니 폐에 물이 찼고 부어있다
심장 효소인 troponin I 가 4천이고 BNP도 올라가있다
혈압은 90/60으로 아직 유지되지만 맥박이 130까지 오른다
심근 경색이다
심장이 피를 제대로 못짜주니 피가 폐에 저류되어 물이차고
폐에 물이차니 숨이찬다
심장이 피를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니 어찌 버티다 안되어 몸이 궁여지책으로 심장이 뛰는 횟수라도 늘리려 맥박수를 늘린다
그러다가 그마저도 못버티면 혈압이 떨어지고 부정맥이 나타나며 심정지가 올 것이다
승압제는 잘못쓰면 심장에 피를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이 쪼그라들어 심근경색이 더 악화될수 있다
그렇다고 수액을 부어서 혈압 올리자니 이미 폐는 물에 빠진 것과 같아 폐 부종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환자는 증세가 생긴 뒤 거의 10시간뒤에 왔다 그것도 걸어서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을 생각하면 아슬아슬하다
이럴땐 증세를 방치한것도 모자라 119를 타지 않은 환자가 조금은 원망스럽다
심혈관 조영후 스텐트로 뚫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인데
내가 근무하는 병원은 일단 조영술이 안된다 기기문제로
그래서 다니던 대학병원에 의뢰하니 인력이 없어 못받는단다
그래 파업때문이겠지
아스피린에 노악 먹여드리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상황실에 부탁했는데 다행히 위험한 상황 되기 전에 의뢰가 되었다
이 환자는 의뢰 안되었으면 사망하는 케이스였다
천만다행
다재내성 세균 패혈증으로 요양병원 계시던 노인분이 의식불명으로 실려왔다
하루동안 나온 소변이 200cc가 안된단다
내원 후 혈당 보니 40이다
물어보니 당뇨가 있는 분인데 구역감이 심해 식사를 잘 못했단다
수액은 50%DW 100cc 메인 1리터 수액에 믹스된게 전부다
한숨이 나온다
포도당 공급하니 환자가 조금 깨어난다
패혈증에 콩팥 날아갔을테니 수액 함부로 못줘 50% 싱글로 달았다
요양병원 안좋은 환자 많고 인력도 부족하니 식사 확인 혈당 확인 철저히 하기 힘들겠지
그래도 당뇨환자 저혈당 만들어 놓고 의식쳐진다고 보내다니
혈액검사 결과보니 투석 해야하는 컨디션이다
CRRT 돌려야한다
지금 시국에 CRRT 돌리려 대학병원 의뢰하면 받아줄데 없을거라 생각하면서도 물어봤다
신장망가져 제대로 치료하려면 대학병원 가셔야하고 여기서 보존적 치료만 해봐야 이틀 길면 1주정도 버티면 다행이라고
보호자들은 울며 나가더니 잠시 뒤 돌아와 DNR 쓰고 이 병원에서 입원하지 대학병원에는 가지 않겠다 하였다
제발 이 의료대란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매일이 이렇다 생각하면 막막한 감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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