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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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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이 안되는 환자 출근하니 의식이 stupor인 환자가 있다 산소는 15L. 자칫하면 벤트 걸어야할 컨디션이다 WBC는 3만까지 오르고 Cr 수치도 올라 sepsis같아 보였다 기록을 보니 새벽에 증세가 발생했는데 두시간동안 119에서 병원 섭외가 안되어 헤맨 환자다 이대로는 환자가 죽을까 싶었던지 당직이던 응급의학과 선생님이 환자를 받았고 상태가 위중해 응급처치후 대학병원으로 전원하려 했으나 서울까지 연락해도 가능한 병원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 환자를 인계 받고 궁여지책으로 본원에 입원 시키려 했으나, 외래 과장이 환자 보호자가 "적극적 치료"를 원한다는 이유로 못보겠다 해버렸다 어차피 중환자실 자리도 없었지만 처음에는 전원 어려우면 자기 앞으로 받겠다 해놓고 말 돌려 못받겠다 하니 이 환자는 대학병원에 가지도 못하고 ..
코로나 환자 다시 증가 한여름에 열나고 감기 증세 있는 환자가 늘었다.혹시나 하는 마음에 코로나 검사 해보면 절반정도는 양성이 나온다여름 특징인 배탈환자 증가에 열나고 감기 증세로 오는 환자도 급증하니 응급실이 항상 환자가 밀린다 지난 일요일에는 하루동안 100명이 넘게 와서 환자들이 기본 한시간 대기해야만 했다이정도면 명절에나 보이던 환자수다수련받을때야 추석때 200명도 넘게 보고 그랬지만 그땐 의사 두셋이 같이 보아 그럴 수 있었고, 솔로 당직으로 보기엔 힘에 부치는 숫자다 응급실 간호사 한명은 감기 증세 있는데 심한 과로 이후 녹색 가래를 뱉더니 폐렴으로 입원....가래 색을 보건데 아마 과로로 면역력 떨어져 pseudomonas 감염이 생겨 폐렴이? 라는 상상을 해본다이정도면 산재지.. 같이 일하는 온지 얼마 안된 응급..
응급실 소아진료 기피 요즘은 2차병원 응급실에서 소아과 의사가 없다거나 소아약이 없다는 이유로 소아 달빛병원을 가거나 대학병원 응급실을 가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한밤중에 아기 열나고 쳐져서 진료보려는 부모 입장에서는 아주 속 터지고 갑갑할 노릇인데소아진료를 심하게 기피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몇가지 이유가 있는데보통 열이 나는 경우 1세 미만의 경우에서는 혈액검사 포함 검사 나가는게 맞다대개는 감기 또는 재유행중인 코로나 등이겠지만 종종 입원치료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영아는 의사표현이 안되고 컨디션이 쳐져보이는데 이게 열나서 힘들어 그런건지 정말 안좋은 상태인지 구별이 안된다폐렴은 가슴사진과 청진으로 어느정도는 감별되고 장염은 설사로 안다해도 구토는 열나는 경우 애기들 장염이 아니어도 흔히 동반되고 여자아기에게..
2차 병원 응급실 환자 증가 대학병원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119도 많이 오고 중환자 수용 문의도 많이 온다“원래 **대학병원 다니는 분인데… 갈 데가 없어서요 혹시 수용가능하실까요?”이젠 그러려니 한다 파업이라 안된다 했겠지한번에 환자가 20명까지 떴다대학병원이라면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고 일상적인 상황이겠지만 2차병원 응급실 의사 1명에 간호사 3명으로 감당하기엔 정신이 없어지는 환자 수 다한참 환자 보는데 환자 수가 안 줄어든다계속 접수… 그러다가 1시간 기다린 환자가 들어온다손톱과 손톱 밑판이 함께 잘렸다원칙적으로 손톱 빼고 바이크릴로 손톱 밑판 꿰매고 손톱 다시끼워 고정해야한다처치실 가서 이걸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고개들어 보니 뒤에 기다리는 환자만 수두룩이다이 환자 손톱빼고 꼬매면 저 환자들 대기시간 +30분이다마침 바로..
DNR 문제 DNR [Do-Not-Resuscitate] 쉽게 말해 심폐소생술 하지 말라는 뜻이다 환자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 맞지만, 대개 DNR여부를 결정해야하는 상황에서 환자는 의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직계 가족, 보호자가 환자의 평소 말과 의사 표현에 근거해서 결정하게 된다 환자 개인 신념에 의해 DNR 인 경우가 가장 이상적이겠으나, 이 경우는 내 경험상 1/10도 안된다 직계 보호자(직계여야한다. 직계가 동의해도, 나중에 다른 보호자가 나타나 왜 심폐소생술 안했냐며 난리치는 일이 종종 있기 때문)가 DNR 동의를 하는 경우는 경험상 환자가 암 등 지병이 있어 소생 가능성이 낮거나 소생 후 남은 삶에 큰 기대를 할 수 없을때, 그리고 고령일 때다 대다수의 DNR은 이런 식으로 이뤄진다 ..
벌레 물린 환자 모기물린 환자? 생각보다 종종 온다.참 별거 아닌거 같은데 온다.. 왜인지를 모르겠다.. 간밤에 침실에서 전기모기채로 모기 4마리 잡고 방심하고 잤다가 마지막 한마리에게 여기저기 물린 나는 환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온건지 고민하다가 잠시 스턴에 걸리지만... 이게 응급의료기관은 경증에 3만원 또는 2만 5천원 돈이 더 붙고 센터급이면 7만원이 붙는데모기물려 진료보며 그 돈 내는건 뭔가가 뭔가다엄청 부자라던지...어쨋든 고객님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드리기 위해 알러지 방지용 덱사와 페니라민을 처방해드리고 물린자리에 빨간약 찍어드린다.   지네나 벌에 쏘인 환자는 자주 오는데 이분들은 응급실 노동자 입장에서도 고개를 끄덕일 만 한 분들이다지네는 대개 노래기지만, 그래도 엄청 아프다. 통증이 타고 올라오며 많이..
중환자실 심실 세동 환자 퇴근 한시간을 남겨두고 퀵보드를 타다가 무릎을 다친 분이 오셨다상처가 돌가루로 오염되어 있어 x ray 찍어보니 상처 안에 돌 가루가 보였다환자분을 처치실에 눕히고 상처 세척을 위해 주사기에 식염수를 재고 장갑을 끼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과장님 ! 중환자실에 심실세동으로 환자 맥박이 없대요!”… 뭐요?“(…)“흉부압박하고 200줄로 치세요!!”중환자실로 바로 올라가서 한참동안 있다 오니 누워있던 환자분은 오간데 없이 사라지셨고… (상처 속에 돌가루 많았는데…)손 찧어 낑낑대는 외국인 청년만이 40분넘게 외로히 앉아계시더라…2차병원은 외래 끝나면 의사가 응급실 당직의 한명 뿐이니…심실 세동으로 200줄로 충격하고 곧이어 다시 심실세동 발생하여 총 4번 쳤다.Torsade de Pointes로 마그네슘 2..